작성자 admin 시간 2018-05-11 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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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탈 청소년들과 교육감의 뜻깊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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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시교육감(앞줄 오른쪽 다섯째)이 지난 20일 장대현학교를 떠나기 직전 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앞줄 오른쪽 다섯째)이 지난 20일 장대현학교를 떠나기 직전 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와~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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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1시께 부산 강서구 신호동 장대현학교 학생들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들어서자 환한 얼굴로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김 교육감은 “좀 더 일찍 방문해야 하는데 너무 늦게 왔다. 미안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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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현학교는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남쪽에 왔으나 남쪽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북한 이탈 청소년을 가르치는 기숙형 대안학교다. 영호남에서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는 두 곳이 있지만 중·고교 학력을 인정하는 곳은 이 학교가 유일하다. 이곳에서 정규과정을 이수하면 중·고교 검정고시에 응시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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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장대현학교 학생 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장대현학교 학생 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장대현학교는 독지가가 기증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2014년 3월 개교했으나 중·고교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시교육청이 같은 해 11월 탈북학생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하면서 공교육 안으로 들어왔다. 당시 김 교육감은 “교과과정이나 교육 환경이 뛰어나다. 학력 인정을 하는 다른 대안학교와 차별할 이유가 없다”며 위탁교육기관 지정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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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육감은 지난 20일 장대현학교를 방문해 학생 22명과 교사, 학부모,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에서 파견한 교사 등 40여명과 대화했다. 학생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박철민군은 “남북이 70년 동안 갈라졌는데 부산 학교에서 하는 통일교육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김 교육감은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일주일에 1시간 배정하고 있는데 정식 교과목이 아니다. 외부강사가 수업을 하는데 내용이 적절한가 의문이다. 갈등 측면을 부각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달라질 새로운 모습을 교사부터 공부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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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나양은 “통일이 되면 남북 교육격차가 심할 텐데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고 질문했다. 김 교육감은 “남과 북이 서로 정보가 부족하다.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에 많이 투자해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는 말이 서로 통하니까 빠른 속도로 서로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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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용혁군이 통일 방안을 묻자 김 교육감은 “남북통일은 서로에게 유익하고 필요하지만 하루아침에 통일되는 것보다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문화 영역부터 공유면서 교류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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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장대현학교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고 있다. 그는 “질문이 너무 까다롭다”고 말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장대현학교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고 있다. 그는 “질문이 너무 까다롭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부탁했다. 김 교육감이 “장대현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많지만 시설이 협소해 대기자들이 많다고 들었다. 더 좋은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폐교 활용 방안을 서두르겠다. 그때까지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열심히 앞길을 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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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는 30분 동안 계속됐다. 김 교육감은 학생 대표의 안내로 교실과 기숙사 등을 둘러보고 떠났다. 장대현학교 교장 임창호 고신대 부총장은 “교육감이 우리 학교를 방문한 것은 상징성이 있다. 남쪽에서 방황하던 우리 학생들이 용기를 내 더 열심히 학업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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